출산을 마치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진짜 고생은 그 이후였습니다. 훗배앓이, 오로, 회음부 통증까지. 저는 NICU 간호사로 수백 명의 산모를 곁에서 봐왔지만, 직접 둘째를 낳고 나서야 "아, 이게 이런 거였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몸으로 겪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훗배앓이, 둘째부터는 다르다고 들었는데 진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훗배앓이는 출산 후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나서 그 믿음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훗배앓이는 자궁이 임신 전 크기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궁 수축 통증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자궁복고(uterine involution)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자궁복고란 출산 후 늘어난 자궁이 점차 수축하면서 원래 크기와 위치로 되돌아가는 생리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은 보통 4~6주에 걸쳐 진행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수유할 때마다 더 강하게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수유를 하면 옥시토신(oxytocin)이 분비됩니다. 여기서 옥시토신이란 뇌하수체 후엽에서 나오는 호르몬으로, 자궁 근육을 수축시키는 동시에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르몬 덕분에 수유할 때마다 훗배앓이가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수유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그게 싫어서 수유를 피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둘째 이후부터 훗배앓이가 심해지는 이유는 자궁 근육이 한 번 크게 늘어났다 수축한 경험이 있어서 수축력 자체가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체감 차이가 컸습니다. 첫째 때는 "좀 불편하네" 정도였다면, 둘째 때는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출산 고통과 맞먹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통증 관리는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닙니다. 퇴원 전 담당 의사에게 진통제를 처방받고,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추가로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수유 30분 전에 미리 복용해두면 통증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타이레놀은 수유 중에도 복용 가능한 약물이지만, 복용 전 반드시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로, 양과 색깔 변화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출산 후 자궁에서 배출되는 분비물을 오로(lochia)라고 합니다. 여기서 오로란 자궁 내막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탈락된 조직, 혈액, 분비물이 섞여 나오는 것으로, 출산 후 4~6주간 지속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2~3일 정도면 양이 크게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초반 양은 예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출산 직후에는 선홍색의 적색오로가 나오고, 생리량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병원에서 제공하는 장미 기저귀 일자형 패드를 사용했고, 이후 팬티형 기저귀, 중형 생리대, 팬티라이너 순서로 단계적으로 바꿔 나갔습니다. 입원 준비물로 팬티형 기저귀를 잔뜩 챙기는 분들이 많은데, 처음부터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산 20일이 지난 지금도 저는 갈색 오로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정상 범위입니다. 다만 아래 신호들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갈색이던 오로가 다시 선홍색으로 변할 때
- 갑작스럽게 양이 눈에 띄게 증가할 때
- 혈괴(blood clot), 즉 혈액이 굳어서 덩어리진 것이 나올 때
- 악취가 심하게 동반될 때
- 38도 이상의 발열이 함께 나타날 때
활동량이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오로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산후 오로는 개인차가 있으며, 수유 여부와 활동량에 따라 양과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https://www.ksog.org)). 일시적인 증가라면 병원에서도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으니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색이 뚜렷하게 바뀌거나 양이 급격히 늘어난다면 반드시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회음부 관리, 처음 48시간의 대처가 이후 회복 속도를 결정합니다
자연분만 후 회음부 절개 또는 열상이 생기면 부기와 통증이 상당합니다. 저는 첫째를 낳을 때 회음부와 항문 다발성 열상이 있었는데, 아직도 그 감각이 생생합니다. 산욕기(puerperium) 6주가 지나도 통증이 계속될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산욕기란 출산 후 자궁과 신체가 임신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 약 6주간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당시 침대에서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웅크리고 있었는데, 담당 간호사가 "왜 그러고 계세요? 똑바로 누워보세요"라고 했습니다. 회음부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더니 직접 확인하더군요. 확인하고 나서 바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아, 이렇게 심한 줄 몰랐어요. 얼음찜질 바로 가져다드릴게요." 그 정도로 열상이 심각했던 겁니다. 제 경험상 회음부 통증은 스스로 참고 있으면 주변에서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아프다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음부 관리에서 핵심은 초반 48시간 안에 냉찜질(ice pack therapy)을 충분히 하는 것입니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부종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얼음팩을 직접 피부에 대면 동상 위험이 있으므로, 수건이나 패드로 감싸서 15~20분씩 사용해야 합니다.
이후 좌욕을 시작하면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좌욕 시작 시점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어서 출산 8~24시간 이후 병원 안내에 따라 시작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따뜻한 물이 상처 부위에 닿으면 쓰라리고 아프지만, 반복할수록 절개 부위 상태가 확실히 좋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좌욕 시 물 온도를 약 37~40도로 유지하고 한 번에 10~15분 이내로 실시할 것을 권장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https://www.mfds.go.kr)). 하루 2-4회 권장됩니다. 퇴원 후 집에서 할 때는 좌욕기를 변기 위에 올려서 사용하면 훨씬 편합니다. 좌욕기는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 출산 전에 미리 준비해두시길 권합니다.

출산 후 통증은 "이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합니다. 그런데 통증을 참으면 회복이 느려집니다. 훗배앓이든, 회음부 통증이든 적절한 진통 관리와 처치가 빠른 회복의 전제 조건입니다. 오늘만큼은 아기보다 내 몸을 먼저 돌보셔도 됩니다. 산모가 건강해야 아기도 제대로 돌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