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도 없는 아기 입 안을 굳이 닦아야 할까요? 저도 첫째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이가 나면 그때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둘째를 키우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유 후마다 혀 안에 하얗게 끼는 우유 찌꺼기를 보고서야 비로소 신생아 구강 관리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제가 첫째 때 놓쳤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가 없어도 잇몸은 닦아야 하는 이유
신생아의 입안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매끄럽고 깨끗해 보이는 잇몸이지만, 그 아래에는 이미 유치와 영구치의 치배(tooth germ)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치배란 치아가 완성되기 이전 단계의 세포 조직으로, 이 시기의 구강 환경이 나중에 올라오는 치아의 상태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저는 둘째 아이를 낳았을 때 지인에게 일회용 구강 티슈를 선물 받았는데, 처음엔 용도조차 몰랐습니다. 신생아한테 무슨 구강 관리냐 싶었거든요. 그런데 수유 후 혀 위에 남는 우유 찌꺼기를 보면서 찾아보기 시작했고,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구강 티슈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끓여 식힌 물을 깨끗한 손수건에 적셔 검지에 감은 뒤 잇몸, 입천장, 볼 안쪽, 혀를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습관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일 두 번씩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입안에 손이나 도구가 들어오는 것에 점차 익숙해집니다. 이를 구강 자극 적응(oral stimulation adaptation)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입안에 뭔가 들어오는 감각에 거부감 없이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어릴 때부터 밟은 아이는 나중에 칫솔을 사용하는 단계로 넘어갈 때 저항이 훨씬 줄어든다고 합니다.
신생아기 구강 관리에서 핵심이 되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 시기: 출생 직후부터, 첫 이가 나기 전부터 시작한다
- 관리 횟수: 하루 2회, 아침 첫 수유 후와 밤 마지막 수유 후
- 사용 도구: 일회용 구강 티슈 또는 끓여 식힌 물을 적신 손수건
- 닦는 순서: 잇몸 → 입천장 → 볼 안쪽 → 혀 순서로 부드럽게
충치 예방과 불소 치약,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
충치가 전염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처음 들었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충치는 그냥 이를 안 닦아서 생기는 거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사실 충치는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여기서 뮤탄스균이란 구강 내에서 당분을 분해해 산을 생성하고, 그 산이 치아 표면을 부식시키는 세균입니다. 이 균은 침을 통해 옮겨가기 때문에, 어른이 씹어 준 음식을 먹이거나 수저를 공유하거나 입맞춤을 하는 행위 모두 감염 경로가 됩니다.
이 부분이 저는 꽤 충격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행동들이 실은 충치균을 직접 전달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게요. 한국 만 5세 어린이의 68.5%가 충치를 경험했으며 평균 3.44개의 치아가 손상된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 이는 같은 연령대 미국 어린이의 충치 경험률인 약 40%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첫 이가 보이기 시작하면 칫솔과 불소 치약을 바로 써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불소의 안전성을 걱정해서 시기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불소(fluoride)는 치아의 법랑질(enamel)을 강화하는 핵심 성분입니다. 법랑질이란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가장 단단한 보호막으로, 불소는 이 보호막이 세균이 만들어낸 산에 의해 녹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만 3세 미만은 쌀알 크기, 만 3세 이상은 콩알 크기의 소량만 사용하면 아이가 삼켜도 건강에 무해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https://www.mfds.go.kr)).
칫솔질이 힘들다면 위치를 바꿔보시는 게 좋습니다. 아이 앞에서 닦아주려 하면 아이가 고개를 돌리거나 입을 다물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뒤에서 감싸 안듯 앉아 닦아주거나, 아이가 익숙하게 느끼는 장소에서 닦아주면 거부감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방법 하나만으로도 양치 전쟁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 스스로 닦게 두는 것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근육 발달(fine motor skills)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칫솔을 세밀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소근육 발달이란 손가락과 손목 등 작은 근육군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운동화 끈을 혼자 묶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칫솔질도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아이가 먼저 즐겁게 닦게 한 뒤, 부모가 반드시 마무리 확인 양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구강 건강은 단순히 이를 잘 닦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태어난 첫날부터 만들어지는 구강 환경과 습관이 훗날 영구치의 상태를 결정짓습니다. 저처럼 첫째 때 놓쳤다면 둘째 때라도, 혹은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시작하면 늦지 않습니다. 오늘 밤 수유를 마친 후 손수건 하나만 꺼내도 충분히 첫걸음이 됩니다.